"회사는 돈방석 앉고 개미는 대박"…올 60% 급등한 성일하이텍[윤현주의 主食이주식]

입력 2023-03-12 08:00   수정 2023-03-13 07:48


기관 수요예측 2269대 1 … 떡잎부터 달랐다
전기차 핵심 동력인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처치 곤란한 쓰레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이 있다. 바로 성일하이텍.

성일하이텍은 2차전지에서 주요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폐배터리 전문기업이다. 재활용은 배터리를 셀 단위에서 분해해 희유금속(철이나 구리 등 일반 금속과 달리 추출이 어려운 금속·리튬 등 해당)을 추출해 신규 배터리 제조에 활용하는 것이다. 폐배터리를 모듈 및 팩 단위에서 일부 개조하는 재사용과는 다르다.

성일하이텍은 이러한 사업 경쟁력을 인정 받아 지난해 7월 11~12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2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국내 1531개, 해외 255개 등 총 1786개 기관이 참여해 97.4%가 희망 공모가격 이상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회사 측은 공모가를 희망 가격(4만700원~4만7500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했다. 기관의 뜨거운 관심에 일반 투자자 공모청약에선 120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증거금은 20조1431억원이 몰렸다.

지난해 7월 28일 상장한 성일하이텍은 공모가의 2배 수준인 9만9900원에 출발 후 장중 10만원을 터치해 공모주를 배정 받은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2배 안겨주기도 했다. 상장 첫날 8만8200원에 마감하며 공모가 대비 76.40%의 수익률을 기록한다. 이후 지난해 9월14일 장중 고가인 16만9700원까지 거침없이 달린다. 이 기간 상승률은 239.40%(공모가 기준)다. 고점을 찍은 후 주가는 단기 급등 피로감에 3개월여 동안 내리막길을 걷는다.


올 들어 주가 60% 상승 … 증권사가 본 세 가지 이유
하지만 올 들어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10일 종가는 16만100원. 1월 2일 종가 9만9600원에서 60.74% 올랐다. 지난 6일엔 장중 신고가인 18만7500원을 찍었다. 4개의 증권사(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부국증권)들은 성일하이텍이 주목 받는 이유를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 해외 현지거점을 통한 배터리 스크랩(원료)의 안정적인 수급망 확보다. 성일하이텍은 글로벌 현지거점 9곳(헝가리 2곳, 중국, 폴란드, 인도 등)에 리사이클링파크(전처리 공정)를 두고 있다. 국내엔 2곳의 하이드로센터(습식공정을 통한 금속 추출)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군산에 위치했으며 현재 하이드로센터 3공장을 건설 중이다. 3공장은 1, 2단계로 짓고 있는데 12월에 1단계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둘째,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큰 폭의 외형성장이다. 성일하이텍은 2030년까지 유럽과 북미 현지거점 구축을 목표로 하이드로센터 4, 5공장 추가 증설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신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차세대 리사이클링 기술 개발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상 중인 것이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698억원(전년비 83.28% 상승), 영업이익은 481억원(전년비 185.47% 상승)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매출 4650억과 영업이익 840억원을 예상했다. 2년 새 매출 72.35%, 영업이익은 74.74%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셋째, 규모의 경제 구축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및 경쟁력 강화다. 리사이클링 글로벌 업체는 유미코아(Umicore)와 중국 업체 등 총 5곳이다. 이 중 성일하이텍은 유럽 현지거점 구축을 통한 초기 선점 효과로 경쟁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며 “동종업계 톱티어(일류)로서 협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0년부터 연평균 37% 성장해 2030년 3364GWh(기가와트시)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전기차 폐배터리는 2022년 16만대, 2025년 54만대, 2030년 414만대, 2040년 4636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5년 7억9000달러(약 9250억원)에서 2040년 574억달러(약 75조9110억원)로 연평균 3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통상적으로 8~10년 사용 후 폐배터리로 전환된다.
삼성SDI·삼성물산이 주요 주주 … 사측 “주주환원책 고민”
성일하이텍의 주주 구성을 살펴봤다. 총 주식 수 1192만9859주(10일 기준) 중 이강명 대표가 최대주주로 19.53%(232만9720주)를 보유했다. 이 대표와 고등학교 동창인 이경열 사장이 13.36%(159만3820주)로 뒤를 이었다. 이 사장 지분을 포함하면 최대주주 지분율은 32.89%다. 특이점은 삼성그룹이 주요 주주에 올랐다. 삼성SDI 외 2인이 13.76%를 보유하고 있는데, 삼성SDI가 8.79%(104만8340주), 삼성물산이 4.88%(58만2430주), 삼성벤처투자가 0.09%(1만589주)를 갖고 있다. 지난해 8월4일 성일하이텍 2대 주주가 된 삼성SDI와 향후 유기적 협력관계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홍승표 전 성일하이텍 창업주는 5.21%(62만1490주)를 신고했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상장 후 우호적인 시장 환경으로 원자재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당사의 사업모델인 폐자원의 재활용을 통해서 원자재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빠르게 커져가는 폐배터리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유지하고 필요한 기술은 개발과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들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당사의 성장을 응원하고 투자를 해주는 주주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주환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2차전지 섹터가 각광을 받으면서 폐배터리 관련주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대장주인 성일하이텍은 내년부터 고속성장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건 부담이다”며 신중한 투자를 조언했다. 관련 기업으로는 새빗켐, 아이에스동서, 코스모화학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각각 57.24%, 59.14%, 107.51%에 달한다.

한편 EU(유럽연합)는 2020년 배터리 법안 채택 후 2년간 세부사항을 협상해 지난해 12월 9일 지속가능한 순환형 배터리 관련 법 제정을 했다. 이 법안은 EU 내 모든 배터리를 순환 자원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불리는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은 14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유럽에 폐배터리 공장을 둔 성일하이텍을 수혜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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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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